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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 이야기] 스타트업편 마지막 이야기. 그래서 스타트업 갔던 걸 후회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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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로서의 경력도 위험해지고, 회사도 망했죠.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했던 걸 후회하냐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나름의 장점도 많았어요.

기획, QA, 운영 등 넓은 포지션의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제가 해보고 싶었던 업무 방식이나 문서 정리 방식을 써먹어 볼 수 있었다는 것,

저의 의견이 게임에 조금 더 깊이 반영되는 즐거움은

분명 스타트 업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겠죠.

저도 조금 그런 편인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이 많고 책임져야 할 일들이 더 많을 때 일을 더 잘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에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게 훨씬 재미있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저런 장점들 때문에 누군가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하겠다고 말하면 저는 말리고 싶어요.

만약 할 수 있다면 큰 스튜디오로 가서 큰 프로젝트에서 일을 처음 배우길 조언하고 싶습니다.

 

웬만한 게임 회사에선 아마 정해진 기획서의 양식이 없을 거예요.

그래서 기획자마다 기획서를 쓰는 양식, 논리를 펼치는 방법과 스타일들이 저마다 다 달라요.

심지어 템플릿을 어느 정도 구조화 했더라도 정말 저마다의 방법으로 기획서가 나옵니다.

이런 기획서를 읽는 것도 진짜 큰 재미이고 성장 기회예요. 

이건 접할 수 있는 기획자와 기획서의 수에 비례할텐데,

필연적으로 소수정예로만 운영되는 스타트업에선 얻기 힘든 경험일 거예요.

 

사회 초년생이라면 반드시 익혀야할 업무 메일을 쓰는 방법과 전화를 주고받는 방법도

큰 회사 안에선 신입사원에게 내려오는 가이드가 있을거예요.

없더라도 참고할만한 내용이 많을 거구요.

이런 점도 시작은 대기업에서 하는 게 좋은 이유 중에 하나죠.

 

사진 : Jordan Whitfield on Unsplash

그리고 한 가지 더.

스타트업이 대체로 내부 사람들간의 친밀함을 바탕으로 순발력 높은 업무 방식을 요구한다면,

대기업에선 적당한 사회적 거리와 존중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보다는 아주 쪼금) 더  체계적인 업무 방식으로 일을 합니다.

거꾸로 말하면, 스타트업에선 자신의 모자람과 미숙함을 깨달을 시간도 없이 다른 사람들이 저의 공백을 메꿔줍니다.

실수를 스스로 깨닫기 어렵고, 자기만의 극복방법을 찾을 시간이 안날 수도 있다는 게

스타트업의 제일 큰 리스크였던 것 같아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좋은 선배들과 사람들에게서

단단한 초석을 쌓는 걸로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물론 대기업이라고 그럴 여유가 없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스타트업보단 일을 진행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물론 원하는 데로 골라가긴 쉽지 않겠죠.

자기가 들어간 곳에서 주어진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며 열심히 일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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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의 이야기는 정말 마무리 하며,

제 나름 배우고 기획에 꼭 반영하자고 다짐했던 내용을 남겨봅니다.

- 꼼꼼하고 실력있는 기획은 게임 개발과 플레이 상 있을 수 있는 에러의 탐색과 처리에서 판가름난다.

- 네트워크가 느려지거나 끊길 때를 대비한 상황을 반드시 기획에 반영하라.

- 앱이 종료되거나 잠시 내려갔을 때를 대비한 상황을 반드시 기획에 반영하라.

- 게임이 항상 의도한 대로의 재미를 가지고 있는 지 점검하라.

- 함께 일하는 사람과 조금씩이라도 감정적으로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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