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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28

462일 그리고 2일 - 빵빵이의 이름을 지었다. 빵빵아. 너의 이름을 짓고 출생신고를 했단다. 네 엄마랑은 진작부터 네 형아의 이름이랑 한 글자가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형제라는 유대감이 이름에서부터 오면 좋을 거 같고, 네 형 이름에 들어간 글자들을 엄마아빠가 너무 좋아해서 너에게도 주고 싶었어. 이름을 지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단다. 네 형은, 엄마아빠에겐 나무란다. 엄마, 아빠의 정원에 심어오려고 노력했지. 형아가 우리에게 와서 뿌리를 내리고, 이제 점점 커가는 걸 보고 있는 거지. 너는 별이란다. 하늘에서 엄마, 아빠를 보고 떨어진거지. 네가 와줘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고, 감동적이기도 했어. 이제 소중히 닦아서 빛내줄게. 출생신고까지 했으니 국가 공인 우리 식구가 된 거지. 재미있게 살아보자. 엄마아빠에게 와줘서 다시 한 번.. 2021. 12. 31.
461일 그리고 1일 - 동생이 태어났어요. 2021년 7월 12일, 오전 10시 아내의 정기 검진 날이었습니다. 일단 아내만 병원을 향하고, 저와 어머니, 똘이는 집에 있었습니다. 곧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오늘 낳아야 겠다고 하셨다구요. 오전 10시 30분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진작에 싸둔 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나섰습니다. 똘이는 이 타이밍에 응아. 어머니께서 씻겨주시는 동안 우리는 몰래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40분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원 가까이에 집을 구한 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아내는 지난 번 썼던 수술 대기실에 있었습니다. 똘이 때 보던 아가용 심박, 진통 모니터도 또 보네요. 선생님께서 한 번 들르셨습니다. 오전 진료가 있어서 오후 1시 쯤 수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 2021. 12. 24.
459일 - 똘이, 달린다. 요즘엔 하루에 한 번은 나가서 한두시간씩 놀다가 오고 있어. 다 할머니께서 와주신 덕분이야. 오늘은 정말 신나게 달리더구나. 그냥 달리는 게 신나서 달리는 모습을 보고 아빠도 엄청 기분이 좋았어. 강물이 흐르는 모습,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형, 누나들, 날지 않는 비둘기,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 너를 보고 웃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누구를 봐도 웃고, 뭐를 봐도 신기한 모습을 보면서 아가를 키우는 즐거움을 새삼스레 깨달았단다. 얼마나 잘 뛰고 놀았는지, 저녁엔 씻고 밥먹고 바로 기절해서 자는구나. 너무 기분이 좋긴한데, 비가 오거나 겨울이 와서 못나가게 되면 이제 이 체력을 어떻게 빼줘야 할지 걱정이야. 2021. 12. 16.
446일 - 가르쳐주지 않아도 배우는 것들 이제 정말 할 줄 아는 게 점점 늘어나. 꼭 가르쳐주지 않아도 엄마아빠가 하는 걸 보고 알거나, 그게 무슨 말인줄 아는 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네가 어디까지 알고, 뭘할 줄 아는지 확인하는 게 엄마아빠의 즐거움이야. 티비보자는 말, 어디숨었지~ 까꿍~ 방문을 열고, 서랍을 열어 간식을 꺼내고. 빨리 컸으면 좋겠다가도, 지금 모습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가도,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야. 우리 아가 사랑해. 2021. 12. 14.
430일 - 처음 먹는 것들 작년에야 네가 분유만 먹을 때니, 어떻게 보면 이제야 여름을 제대로 맞이하는구나. 여름에는 맛있는 게 엄청 많지. 초당 옥수수, 블루베리, 사과, 참외, 수박. 그 중에선 수박을 제일 좋아하는 거 같아. 가을에 나는 옥수수도 엄청 맛있고, 겨울이 되면 감자, 고구마도 엄청 맛있지. 우리 아가 나이가 들면 호빵, 호떡같은 것도 같이 먹자. 추운 날씨에 먹는 붕어빵도 엄청 맛있어. 많이 먹고, 빨리 크렴 2021. 12. 8.
생후 428일 - 청소가 제일 큰 운동 요즘 너의 가장 큰 운동은 청소야. "똘이야, 청소하자" 라고 하면, 주방 서랍장 문을 열어서 일단 롤러 부터 꺼내. 롤러로 엄마아빠 침대, 너의 이부자리를 미는 것 부터 시작하지. 엄마나 아빠가 청소기를 밀고 있으면, 그 다음에 넌 밀대를 잡아 우리가 쓰는 밀대는 너무 커서, 너한테 맞는 아가용 밀대를 하나 샀어. 다른 집 애들도 다 청소하는 시기가 있나봐. 그러니 장난감으로도 나오는 거겠지? 그나마 처음에는 그냥 밀대도 밀고 다녔는데, 요즘엔 꼭 물티슈를 끼워줘야 청소를 시작해. 롤러 잡고 무릎꿇고 온 집안을 다 돌아다니고, 밀대 밀며 온 집안을 몇바퀴씩 걸어다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일 큰 운동이 청소가 아닐까 싶어. 조금만 더 크면 똘이가 청소기도 밀고 다녀봐. 진짜 제대로 같이 청소하는 날을.. 2021.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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