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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28

일기 - 생후 330일. 돌 사진용 스튜디오 촬영 이때까지 스튜디오 촬영은 해당 날짜보단 조금 더 뒤에 했었어. 50일 촬영은 70일 쯤에, 100일 촬영은 120일 쯤에, 200일 촬영은 220일 쯤이었던 거 같아. 그런데 돌 촬영은 돌 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촬영한다는 구나. 그래야 돌잔치에 액자를 쓸 수 있고, 돌 때 쯤엔 애기들이 걸어다녀서 사진찍기가 어려워서 그렇데. 그래서 너도 돌되기 한 달 전에 사진을 찍으러 갔단다. 사진은 12시에 예약해뒀어. 요즘에 넌 10시 쯤엔 한시간 쯤 낮잠을 자거든. 자고 일어나서 기분 좋을 때 사진을 찍으려고 계획했는데, 웬걸. 아침에 낮잠을 하나도 안잤어. 차를 타고 스튜디오 가는 한 15분 남짓만 자는 바람에 엄마랑 아빠가 무척 걱정했단다. 그래도 차를 타고 가는 길에 그거 조금 잤다고 그런지 기분 좋게 .. 2021. 4. 7.
일기 - 생후 320일. 두 발로 섰다. 요즘의 넌 엄청나게 많이 바뀌고 있단다. 우선 가장 크게 바뀐 건 이젠 제법 설 수 있게 됐다는 거야. 길면 1분까지는 버티는 거 같아. "섰다, 섰다"를 외쳐주면 장난치는 줄 알고 바로 앉거나 걸어보려고 하다가 주저앉아버리지만. 맛있는 걸 다 먹으면 우는 건 좀 더 심해졌어. 일단 네가 먹으면 우는 건, 딸기, 방울토마토, 요거트, 닭고기 베이스의 이유식. 그리고 가장 최근엔 망고가 새로운 리스트에 올랐단다. 자면서 굴러다니는 건 이제 더 스펙터클해져서 굴러 다니다가 벽에 머리를 박는 소리도 들려. 그런데 그렇게 머리를 박으면 울지는 않고 잘 자더라. 네 머리 박는 소리에 깨는 사람은 아빠 밖에 없어. 참. 응아를 할 땐 이제 숨어서 하기 시작했어. 앉아서 응아하면 또 불편한가봐. 구석이나 문 뒤에 서.. 2021. 3. 8.
일기 - 생후 310일. 모두 잠든 시간에. 네 엄마가 말해준 재밌는 이야기가 있었어. 어떤 집 아가 잘 자다가 갑자기 앉아서 막 박수를 친다는 거야. 물론 눈은 감고 잠이 들어 있는 채로. '실제로 보면 너무 무서울것 같지 않아?'라는 말에 엄마랑 아빠는 웃으면서 넘어간 적이 있어. 그런데 어제, 아빠가 그 비슷한 일을 겪었단다. 우리 세 식구는 모두 안방에서 자. 하지만 엄마랑 아빠는 침대에서, 넌 바닥에서 잔단다. 뒤집기를 시작한 이후부터 넌 바닥 온 군데를 굴러다니면서 잘 자고 있어. 어제는 갑자기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네가 살짝 울먹이는 소리가 났단다. 아빤 그 소리를 듣고 깼는데, 네가 침대 프레임을 붙잡고 일어서서 자고 있는 거 아니겠니. 그런데 그 와중에 네 엄마는 네가 끙끙거리는 소리가 나니까 입으로 '쉬~ 쉬~'하면서 널.. 2021. 2. 16.
일기 - 너의 첫 설날 생각해보면 첫 돌이 되기 전까진 모든 날짜가 너의 첫 날짜더구나. 오늘은 너의 첫 2월 11일이었고, 첫 음력 1월 1일 설날이었어. 코로나, 장거리, 아직은 너무 어린 너 등등의 이유로 이번 설에는 할머니가 우리 집으로 올라오셨단다. 그리고 아빠는 이번 설날에 깨달은 게 있어. 할머니들이 손주들을 봤을 때 우리 손주 너무 못먹는다고 말하는 게 그저 떠도는 인터넷 농담이 아니라는 걸 말야. 지금의 넌 한끼 사이의 간격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된단다. 물론 낮잠이든 밤잠이든 잠때문에 한두시간 차이가 날 때가 있지만 대체로 넌 4시간에서 5시간 사이에 끼니를 먹어. 중간에 간식은 먹을 때도, 먹지 않을 때도 있고. 밥 먹은지 두 시간 남짓이 지났나. 할머니가 애기 간식 먹여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구나. 네가 .. 2021. 2. 14.
일기 - 생후 300일, 너의 300일 변명을 하자면 우리는 전세가 만기를 앞두고 이사할 집을 찾아야 했고, 엄마는 요즘 임신의 피곤함을 겪고 있으며, 아빠는 요며칠 고열과 몸살에 시달렸단다. 그리고 이제 곧 스튜디오에서 네 돌 사진을 찍을거라는 생각에 조금 안일하게 생각하긴 했어. 아무리 그래도 300일을 놓치고 지나가다니 너무 미안하더구나. 이제 300일이 된 너는 280일때와는 또 많이 컸단다. 일단 더 이상 너를 재우기 위해서 엄마나 아빠가 짐볼 위에서 '통통'을 하지 않는단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많이 큰거지. 요즘의 넌 낮잠을 안자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덕분에 잠자는 시간이 조금 꼬였단다. 그래서 이유식을 먹는 것도 더 꼬이게 되었고. 저지리를 하는 행동 반경도, 속도도 엄청나게 넓어졌어. 자다가 이유없이 울면서 깰 때도.. 2021. 2. 9.
일기 - 생후 280일, 네가 기어오는 소리 네가 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자박자박. 손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소리, 무릎이 바닥에 닿는 소리. 그 소리들이 자박자박 들려. 뚱이의 꼬리를 쫓을 때, 아직 너에겐 허락되지 않은 베란다의 문이 열렸을 때, 안에 뭐가 있는지 너무 궁금한 냉장고 문이 열렸을 때, 아빠가 일하고 방에서 나올 때, 엄마가 주방에서 걸어올 때, 그럴 땐 뭐가 그렇게 마음이 급한지 정말 전속력으로 기어간단다. 자박자박. 엄마랑 아빠 둘만 살 땐 들리지 않던 소리야. 그 소리 덕분에 우린 요즘 무척 행복하단다. 항상 사랑해.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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