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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말 독서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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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책을 읽기 참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극장은 가지도 못했는데,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 지옥,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 올라왔고,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왔지요. 

it takes two, 메트로이드 드레드가 진짜 재밌었고

헤일로 신작이 나왔으며, 포르자 호라이즌5도 출시했지요.

그리고 연년생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작년보단 몇 권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네요.

 

벌써 세번째 연말 독서 정산이네요.

앞서 두번째에서 했듯이 올해 가장 좋았던 책 세권을 꼽고,

올해 읽었던 모든 책을 나열해보겠습니다.

 

사진 : Alfons Morales on Unsplash

가장 좋았던 책 세 권

하나. 프로젝트 헤일메리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신간입니다. 

두번째 책이었던 아르테미스에 실망을 많이했어요.

꽤 겁을 내며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아니 제 기억에도 손에 꼽을만한 SF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재미있고 유쾌한 책을 찾으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스포일러 꼭 조심하시구요.

 

둘. 만화 풀

2017년에 나온 책이고, 2020년에 하비상 수상을 하면서 읽게 됐습니다.

위안부 피해자이신 이옥선 할머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칸 별로 펼쳐지는 연출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잊어선 안될 이야기를, 이렇게 정성들여 표현해낸 작품이 있다는 게 너무나 고마울 따름입니다.

 

셋.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님의 에세이를 묶은 책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삶을 잘 다듬은 문장으로 말을 건내어주는 재미,

그 문장이 내 경험과 생각이랑 꼭 맞을 때의 기쁨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하루를 버티는 게 쉽지 않은 요즘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나의 자존감을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란 작가의 말을 다시 한 번 되뇌어 봅니다.

 

 

올해 읽은 책들 리스트

위의 세 권을 빼고 다른 책들의 리스트와 소개를 추가합니다.

제가 매기는 점수는 그냥 참고만 해주세요.

 

1점 = 나무야, 인간이 미안해

2점 = 서평만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3점 = 재미 있었습니다.

4점 = 정말 좋았습니다. 꼭 추천드립니다.

5점 = 취향까지 맞았어요. 오히려 재미없으실 수도.

 

책의 순서는 읽은 순서입니다.

책 제목 (점수) 서평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3/5) 김새별, 전애원 지음
사연없는 무덤은 없다지만, 진짜 사연 없는 죽음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나는 어떻게 죽을지, 죽고나면 뭐가 남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을 접한 경로 : 베스트셀러 목록. 제목과 소개가 인상적이어서 구매.
니클의 소년들(3/5)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조금 억지로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에 비하면 삼청교육대와 비슷합니다.
사회속 차별, 인권유린을 분노없이 담담한 문체로 풀어냅니다.
오히려 그래서 분노가 아니라 위로로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책을 접한 경로 : 퓰리처 수상 목록
만화 풀(5/5) 김금숙 지음
위안부 피해자이신 이옥선 할머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이기 때문에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표현이 많았어요.
저는 좋은 만화를 추천할 땐 항상 아트 스피겔만의 쥐를 이야기했는데,
이젠 김금숙님의 풀을 이야기하려합니다.
책을 접한 경로 : 하비상 수상을 통한 재마케팅
살고 싶다는 농담(4/5) 허지웅 지음
어느 순간 부터 허지웅님의 톤이 많이 따스하게 바뀌었죠.
그리고 그 톤을 무척 좋아합니다. 
자신의 젊은 시절은 실패라고 생각하는 허지웅님께서,
지금의 청년들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원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많은 문장에 위로받고, 많은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책을 접한 경로 : 작년에 구매한 책을 올해 읽음.
우한일기(2/5) 팡팡 지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막 시작할 때, 우한에서 하루를 보내던 작가의 글입니다.
단순한 일기 글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뎌가는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이 좋습니다.
책을 접한 경로 : 친구의 추천
두 번째 산(2/5)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초개인주의사회가 되어버린 요즘, 공동체 의식을 되찾자는 책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자유와 개인주의라는 이름 아래 방치되고 있다구요.
책 초반은 주제의식 뿐만 아니라 내용도 정말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그 호감을 이어가진 못했습니다.
책을 접한 경로 : 온라인 서점 A사의 마케팅
프로젝트 헤일메리(5/5) 앤디 위어 지음
대단한 이야기꾼이 대단한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책이 안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접한 경로 :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이와타씨에게 묻다(3/5) 호보닛칸이토이신문 지음
닌텐도의 역사도, 이와타 사토루의 전기도 아닙니다.
다만 닌텐도와 이와타 사토루의 중요한 변화 시점에, 
이와타님이 겪었던 감상들을 털어놓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게임회사의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보다
회사 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을 접한 경로 : 번역을 기다렸다가 바로 구매!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3/5) 스테판 바위스만 지음
사람은 기본적으로 수리적인 감각이 있다고 합니다.
그 감각 덕분에 수학을 깊이 몰라도 사는 데엔 문제가 없다구요.
숫자와 수학이 발전하게 된 역사를 이야기하는데요.
다양한 에피소드가 무척 재미있었던 책입니다.
책을 접한 경로 : 검색. 요즘 수학 관련 책에 관심이 많아짐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3/5) 샤샤 세이건 지음
인간이란 저마다 다른 것 같아도,
그 다름을 넘어서는 보편성이 있다는 감탄과 공경이 주제입니다.
짧지만 울림이 있는 책이었어요.
책을 접한 경로 : 작가에 대한 관심
나의 작은 헌 책방(2/5) 다나카 미호 지음
헌 책방을 차린 저자의 에세이입니다.
담백한 맛이 있었지만, 너무 담백해서 추천하기도 어렵네요.
책을 접한 경로 : 책 제목에 대한 호기심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2/5) 켄 리우 등 지음
많은 작가들의 SF 단편을 묶은 모음집입니다.
고전 설화를 SF 장르로 변환한 것이 특징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는 설화가 많이 없어서
어떻게 변주되었는지에 대한 느낌을 많이 받지 못해 아쉬웠고,
매트릭스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접한 경로 : 온라인 서점 광고,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3/5)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환경에 대한 오랜 고정관념을 업데이트해주고,
결국엔 사람이 잘 살아야 환경도 살아난다는
소위 환경 휴머니즘이 무척 인상적인 주제입니다.
다만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지나친 긍정성이,
책 전체에 사용한 데이터에 대한 불신을 갖게 했어요.
책을 접한 경로 : 온라인 서점 광고, 제목, 책에 그려진 곰 그림

 

올해 사 놓고 읽지 못한 책들도 많네요.

개정판으로 나온 유시민님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한강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도,

사후 200주년 기념이라고 엄청난 세트로 나온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도 빨리 읽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작년에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네요.

요즘같은 때, 그저 건강하게 한 해를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를 칭찬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내년에는 모두가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12월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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