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리뷰 - 차린 건 많지만 조금 아쉬운 한 상. 하지만 메인 요리들은 참 좋았어요.

반응형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켄 리우 등 지음, 반산호, 이홍이 옮김, 알마 출판, 2021

사진 : Christian Nielsen on Unsplash

책을 읽기 전 부터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았습니다. 

우선 좋아하는 작가인 켄 리우의 단편이 수록 되어있다는 점, 

아시아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서요. 

 

막상 책을 읽으니 기대했던 것만큼 아쉬운 점이 보였어요. 

우선 한국 설화는 너무 제주 설화에 기대고 있어서, 

제가 아는 설화가 많이 없었다는 점. 

잘 아는 설화가 어떻게 변주되었는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처음 읽는 느낌으로 글을 읽어야 하니 그 부분이 참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단편들도 참 많았어요.

 

켄 리우의 단편은 견우직녀를 변주했어요.

그 설화의 변주로 들어낸 작가의 애정관이나,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와는 조금은 다른 내용으로 풀어낸 덕분에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인 '새해 이야기'도 참 즐거웠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좀 뻔했어요.

하지만 충격적인 이유는 "뭐야? 벌써 매트릭스가 20년이 넘었어? 그럼 이런 설정도 엄청 고전이 된건가?"

라는 질문이 들어서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남세오님의 '서복이 지나간 우주에서'였습니다. 

해녀 이야기를 모티브로, 바다를 우주로 변경한 메타포가 무척 좋았습니다.

우주로 배경을 바꾸면서 단어도 무척 섬세하게 사용한 게 눈에 보였어요.

'잔별', '죽은 달의 바다'같은 단어들은 SF니까 납득할 수 있는 단어였을텐데,

장르의 색다름과 어울러진 화학 작용이, 문장을 읽는 맛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많은 상이 차려진 좋은 식당이었지만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있었어요.

다만 1번에서 5번으로 짜놓은 메인 코스의 음식들이 참 좋아서, 

가볍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지나가 버리는 추운 가을, 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