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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1984 리뷰 - 변곡점 위의 여성히어로 서사? (2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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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비쥬얼의 색감과 구도는 진짜 기가 막혔으나...

원더우먼 1984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야 확실히 알았습니다.

제가 원더우먼에 바랐던 건, 여성 히어로로 만드는 맨 오브 스틸이었다는 것을요.

심지어 갤 가돗은 액션이든 드라마든 참 태가 잘나는 배우였고,

1편도 액션이 나쁘지는 않았기 때문에 2편은 조금 더 기대를 했었죠.

심지어 예고편에서 보여준 황금 갑옷의 키 비쥬얼은 정말 기가 막혔으니까요.

 

하지만 영화는 크게 예상 밖이었습니다. 

액션의 비중도 많이 줄었을 뿐더러, 액션 시퀀스도 참 맥이 빠졌어요.

중간에 이가 빠진듯한 개연성없는 장면들도 많이 아쉬웠구요. 

원더우먼이란 프랜차이즈에 기대했던 내용들은 거의 건지지 못했어요.

액션 영화를 기대했는데 로맨스 드라마가 튀어나왔으니까요. 

 

정말 당황했습니다.

유명한 닭집에 가서 메뉴를 시켰고 당연히 후라이드 치킨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동대문 닭한마리를 받은 것 같은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닭 한마리가 먹을만했는지로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연 캐릭터들의 훌륭한 드라마입니다.

 

원더우먼의 드라마

스티브 트레버가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영혼만 돌아온다는 설정은 너무 무섭고 희한합니다.

하지만 그걸 빼놓고 보면 전 스티브 트레버와 원더우먼의 드라마는 참 괜찮았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다이애나의 소원이지만, 그 소원이 이루어진 방식이 진실은 아니라는 딜레마,

너무나 사랑하고 있지만 길게 아쉬워할 수 없는 짧은 이별,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능력이지만 짧은 이별 후에 또 한 번 성장하는 다이애나.

슈퍼 히어로의 사랑을 다룬 연출 중에 이만한 연출이 있었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제겐 정말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그 중심엔 크리스 파인의 명연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 모든 연출이 가능했다고 생각하지만요. 

 

 

빌런들의 드라마

많이 아쉽습니다.

치타의 드라마는 액션으로 완성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원하는 강함이 결국엔 육체적인 강함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마지막 액션이 거의 망한 수준으로 가면서 상당히 맥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힘을 가지기 위해 원래의 선한 면모는 버린다는 갈등을 충분히 다뤄줄 지 알았어요.

실제로 대사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구요. 후반에 참 용두사미가 되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 전까진 참 괜찮았어요.

똑똑하고 예쁜 사람이 자존감이 모자라기 때문에 계속 위축되는 모습도,

롤 모델처럼 되고 싶다는 갈망으로 점점 강해지는 것도 참 설득력이 있었죠.

 

맥스웰 로드의 드라마도 참 독특했죠.

소원을 들어주는 돌이라는 소재 자체는 참 진부하지만,

배우의 연기에 기대어 캐릭터의 광기를 점점 보여주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려 돌아다니는 소원의 돌이라니. 참 독특했습니다.

물론 맥스 로드의 드라마도 끝이 참 별로긴 했지만,

캐릭터 자체는 참 독특한 맛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인 이유는?

제작에 대한 전권을 감독과 주연배우가 가지고 있다는 인터뷰가 종종 나왔죠. 

그러니 DC가 DC해 영화가 산으로 갔다는 생각을 하기보단,

감독과 주연배우가 원했던 영화의 모습이 이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굉장히 독특한 질감을 가진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대표한 인류애의 표현이 원더우먼의 성격이야. 그러니 드라마로 풀어보고 싶어!"

라는 감독과 배우의 야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스티브와 다이애나가 이별하고, 다이애나의 슬픔과 결심이 그녀의 비행으로 이어지는 시퀀스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했던 건 여성 슈퍼맨의 액션이었고, 기대한 액션의 빈약함이 영화를 안타깝게 만든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주연들이 참 예쁘고 매력적이게, 특히 다이애나는 정말 예쁘게 나왔다는 점과 

개인적인 사랑을 다룬 드라마는 좋았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매우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은 제작진 모두가 했을 테지요. 

저 역시 액션의 포기와 드라마의 강조가 히어로물과 잘 어울렸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있습니다.

아니, 사실 실패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작이 결정된 원더우먼 3편은 다시 한 번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맨 오브 스틸을 기대하지 않고, 여성과 슈퍼히어로를 키워드로한 꽤 괜찮은 드라마가 나온다면 DC는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또 하나의 카드를 가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그보다 앞서 3월에 곧 나올 저스티스 리그 잭 스나이더 컷에서 원더우먼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길 바라봅니다.

힘을 내요, DC!!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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