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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 리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았어요 (3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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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 조금 더 시끌벅적한 스페이스 오페라는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람을 다루는 폭이 훨씬 넓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인종적으로 어떻게 섞여도 우주라는 핑계로 다 용서가 되고,

심지어 다른 행성의 주민들도 섞일 수 있으니 사람 사는 이야기가 더 풍성해서 좋아요.

그런 활기는 쉽게 얻을 수 있는 설정은 아닙니다.

 

심지어 기술적인 설정도 용서해줄 수 있는 폭이 크지요.

1960년에 만들어진 자동차로, 최신 자동차를 추격해서 좇아가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스페이스 오페라에서만큼은 다르지요.

낡고 오래된 주인공의 우주선이라고 해도 기지를 발휘해서 훨씬 더 빨리 도망치더라도, 

"뭐 어때?"하고 넘어가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엔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조금 더 평등할 거란 생각에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도, 심지어 라스트 제다이도 스타워즈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저렇게 살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꽤 재밌게 봤어요.

한 때의 덴마, 카우보이비밥을 좋아했던 이유도 이렇게 생각을 정리해보니 똑같은 거 같습니다.

 

승리호는 단점이 제법 도드라지는 영화입니다.

주인공들, 빌런의 설정은 모두 괜찮은 편인데 연출과 시나리오가 제대로 받혀주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쉽게 비교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선, 사건과 그 해결방법으로 캐릭터들을 충분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승리호에선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서 회상이나 대사로 풀어갑니다. 

캐릭터들에 몰입을 하기가 쉽지는 않은 구조이죠. 

한 시간에 한 번 등장하는 신파는 작정을 하고 봐도 많이 간지러운 편입니다.

아트워크도 비밥이나 채피, 스타워즈 등 어디선가 본 듯한 것들이 너무 비슷하게 나올 땐 저래도 되나 싶기도 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일단 귀에 꽂는 번역기를 핑계로 저마다의 언어로 말한 오만 나라의 사람들,

우주 쓰레기를 주워서 생활하는 계층과 안전한 곳에서 깨끗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층위,

우주에서 살면 사람들이 이렇게 살지 않겠니라고 그려놓은 장면들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르를 SF로 만들면서, 스페이스 오페라로 만들면서 제가 바라는 내용들은 잘 들어가 있었어요.

 

시나리오가 제대로 받쳐주진 못했지만, 캐릭터의 설정들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속편이 나온다면 그게 시퀄이든 프리퀄이든 모두 기대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장르를 사랑하는 이유를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영화관람이었습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즐긴다기보단,

훌륭한 비주얼로 빚어진 왁자지껄 스페이스 오페라를 기대하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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