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2019년 08월 25일
- 나의 이야기/일기
- 2019. 8. 25. 21:19
어제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네 엄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시간이 너무 안간다고 투정부리곤 했어.
그도 그럴 게 우린 아직 네가 잘 크고 있다는 걸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거든.
병원에 도착하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단다.
그래도 많이 안기다리고 우리 차례가 왔어.
엄마가 먼저 검진실에 들어갔단다.
아빠는 5분 남짓 밖에서 기다렸어.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못하겠더구나.
긴장도 아니고, 조급함도 아니고.
어떤 기분인지 모를 감정이 가슴 속에 가득했어.
사람들 많은 병원 복도를 그냥 서성였단다.
간호사님께서 아빠를 불러서 검진실에 들어갔어.
의사 선생님께서 초음파를 보여주셨어.
아기집 안에 있는 너를 보여주시면서, 심장을 찾아주셨어.
하얗게 깜빡이고 있었단다.
심장뛰는 소리도 들려주셨어.
아빠가 처음 네가 우리에게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이야기 해주었지?
오늘은 뭔가 신기한 느낌이 들었단다.
네 심장 소리를 들으니 정말 다른 생각이 싹 사라졌어.
감동, 벅차오름 이런 기분 전에 신기한 느낌이 들었단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다른 아기집이 보인다고 말씀하셨어.
너는 오늘로 우리에게 온 지 딱 7주가 된단다.
그런데 네 옆에 한 주 정도 늦은 아기집이 보인다니,
선생님도 우리도 너무 깜짝 놀랐어.
엄마 뱃 속에서 착상이 한 주 정도 늦으면 이렇게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해주셨어.
조금 더 조심해야한다는 이야기도 해주셨고.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었단다.
그리고 너는 심장 소리도 크게 잘 들렸는데,
네 옆의 동생(?)은 아직 잘 보이지도 않았어.
네 옆에 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눈물이 날 뻔 했단다.
미안하고, 너희 둘다 대견스러워서 말이야.
한 주 늦어도 상관없단다.
너희 둘 모두, 건강하게만 우리에게 오렴.
아빠는 갑자기 쌍둥이 아빠가 된다는 이야기에 얼마나 힘이나는 지 몰라.
그저 건강하게만 우리에게 와주렴.
모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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