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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내 어머니 이야기 리뷰 - 내 어머니, 당신의 어머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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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님의 책은 아직 하나도 읽은 적이 없네요. 

하지만 방송에서 분의 모습과 이야기에 감탄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실 김영하님의 추천이라는 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은 들었습니다.

게다가 책에 얽힌 우여곡절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절판이 되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유명 작가가 인기 방송에서 언급해주어서 재출간이 됐다니.

심지어 전자책으로까지 출간이 되었길래 내용이 궁금해서 사보았습니다.

 

내용은 무척 길지만 소개를 위해 짧게 이야기하는 데엔 크게 무리는 없어요.

1927 북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일제 강점기를 보내고, 6.25 거쳐 남한으로 내려온 어머니의 이야기와 7~80년대 격동의 세월을 보낸 작가의 이야기가 합쳐 한국의 근현대사를 통째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소개할 때엔 말머리에 있는 작가가 어머니를 소개한 문장을 쓰고 싶습니다. 

책을 소개하는 이만한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는 고향을 풍성하게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가 앞서 말한 어머니의 풍성한 기억이고,

다른 하나는 무척이나 격동적인 세월이었지만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있는 보편성입니다.

 

작가의 어머니는 제가 생각하던풍성하다’는 단어를 보고 떠올리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당신께서 겪었던 일들을 기억하십니다.

어린 시절 마을의 구조 뿐만이 아니라, 해먹었던 음식의 조리법, 옆집 아지매의 남편이 바람폈던 이야기, 그녀가 겪었던 즐거운 , 신기한 , 전쟁에 대한 공포와 전쟁 힘들어진 일상, 남편과 자식간의 관계 등 그녀는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전달해줍니다.

이야기도 풍성한데 그걸 전달해주는 이북 사투리가 책을 읽는 재미를 더 해줍니다.

생소해서 특이한 맛도 있고, 조금 더 발음에 생기가 있어서 몇몇 문장은 꼭 소리내어 읽어보게 되었어요.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바로 보편성입니다. 그래서 감정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작가도 이야기 하듯이 책을 읽으면 어쩔 없이 아트 슈피겔만의 만화 쥐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쥐를 읽을 때완 크게 다른 점이 하나가 있어요. 바로 작가의 어머니가 느꼈던 감정을 쉽게 공감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쥐에선 작가의 아버지를 이해할 순 있었어도 공감하긴 어려웠어요. 아버지에겐 작가와 함께 세대차이를 느꼈죠.

물론 북한,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같은 시절을 이야기하실 때엔 그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인 싶습니다.

 

하지만 식구들에게 서운하고 고마웠던 , 어머니가 어머니의 어머니를 그리는 추억과 감정, 작가와 엄마가 나누는 일상과 감정은 마치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 할머니 이야기인 같아서 읽다가 주책없이 눈물이 흐를 뻔도 했습니다.

특히 3 초입, 김장하는 에피소드에선 느닷없이 외할머니가 생각나 책을 덮어두고 멍하게 앉아있었어요.

 

나이가 들어도 엄마가 보고싶고, 그 엄마랑 헤어지게한 전쟁은 똥개 같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였어요.

 

얼마전 양희은님이 TV 예능에 나온 본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엄마가 딸에게 이야기하면서 어머니 이야기를 짧게 하더군요.

그녀는 어머니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했어요..

그러다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사랑한다고 말을 했고, 그게 서먹하던 모녀 관계를 많이 개선해줬다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무척 공감이 많이 됐어요.

 

책에서도 마냥 엄마와 좋았던 순간만 그려내고 있진 않아요.

작가가 대학에 들어간 부터 생긴 어머니와의 갈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줍니다.

그게 너무 좋았어요.

이런 부분이 없어도 이미 좋은 책이지만, 작가가 솔직하게 들려준 이야기들 덕분에 인생의 책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만 어머니와의 관계가 쉽지 않은 아니라는 위안과,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있을 거라는 용기를 얻을 있었어요.

 

콘텐츠가 오래 기억에 남으려면 보는 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모로 필요한 순간에, 참 기억에 남을 만한 시점에 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어머니가 유난히 그립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용기가 필요하다면, 책을 읽은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무척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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