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생후 219일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11. 11. 22:07
마지막 일기를 쓴지 벌써 20일 남짓이 지났구나.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이젠 제법 바람이 찬 계절이 되었어.
지난 스무일 동안에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단다.
이제 유모차는 신생아용에서 6개월 이상 아이용으로 바꿨어.
요즘 유모차는 좋아서, 프레임은 그대로인데 의자만 바꾸면 되더구나.
바꿔서 조립하면서 요즘 기술에 감탄했어.
빌렸던 쏘서는 반납했단다.
이젠 네가 키가 커서 쏘서에 세워놓으면 발바닥이 닿았어.
그럼 무릎에 좋지 않다고 해서 그만 반납했단다.
이제 겨우 네가 엄청 잘 놀기 시작했는데.
네 나이에는 시기에 맞는 장난감을 맞추는 게 참 어려운 일이구나.
이제 윗니 두개가 뾱 났고, 그 옆에 이가 나고 있는 중이란다.
이가 날 때 마다 많이 아픈가봐. 자다가 깨서 울고, 자다가 깨서 울고.
이제 엄마랑 아빠는 좀 적응을 했단다.
두발자국 정도는 기기 시작했어.
등으로 밀고, 배로 밀고 해서 온 집을 돌아다니는 건 벌써 꽤 되었구.
짚고 일어서는 건 이제 아주 우습게 한단다.
얼마 전엔 스탠드형 체육관을 짚고 두 걸음 걷기도 했어.
대구 할머니도, 부산 할머니도 걷는 거에 감탄하셔기보단 애기 위험하게 뒀다고 바로 뭐라 하셨단다.
그리고 정말 방금 막, 뒹굴다가 혼자서 앉았단다.
요령을 찾았는지 세 번 성공했어.
엄마랑 아빠는 요즘 네 덕분에 많이 웃는단다.
아빠는 너와 인디언 소리를 내며 놀고,
엄마는 너와 손뼉 짝짝궁을 하면서 놀아.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엄마에게 안긴 네가 꺄르르 웃어주는데,
그 순간 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진단다.
넌 이제 부쩍 호기심도 많아지고 힘도 세졌어.
아빠가 안고 있으면 아빠 배를 밟고 어깨를 타고 넘어가려해.
엄마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니 인디언 이름 같다고 하더구나.
'아빠 배를 밟고 우뚝 일어나 어깨를 넘어라'
요즘 엄마와 아빠는 네가 아니었으면 어땠을지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로 인해 웃는다.
아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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