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관객모독 리뷰 -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의 작품들. 그 두 번째 독서

반응형

관객 모독,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민음사, 2012

 

사진 : davide ragusa on Unsplash

 

소망 없는 불행을 읽었고,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를 읽는 도중에 관객 모독은 다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읽는 책 중에선 가장 짧습니다.

 

작가의 필체를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난해하고 읽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해가 어려운 건 아닙니다.

나와 타자가 구분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동체로 묶여 있습니다.

작가가 원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어떤 문장을 쓰는 사람인지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관객모독은 극본입니다. 

연극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 까지를 서술합니다. 

조명과 관객 착석에 대한 지시에서 연기자들의 연기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관객 퇴장에서 무대 마무리까지를 지시합니다.

 

짧은 극본이지만 상당히 독특합니다.

입장하는 관객조차 튀지 말고 몰개성한 모습으로 들어오길 바라며,

조명의 세기도 극이 진행되는 동안 변함이 없기를 바란다고 명시합니다.

특징이 없이, 목적이 없이, 기대가 없이, 구별이 없이.

그냥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집단으로서의 ‘우리’.

무척 독특한 감각입니다.

 

우리는 시간과 장소와 행위의 일치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 일치를 그러나 우리는 여기 무대에서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닙니다.
무대가 독립적인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아래쪽에 있는 여러분에게서도 일치를 신경 씁니다.
우리가 쉬지 않고 여러분에게 말하는 동안 우리와 여러분은 통일체를 이룹니다.

 

텍스트에선 끝없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신경쓰지 말라고 이릅니다.

그렇게 개성을 모두 벗어놓음으로서 ‘우리’를 만듭니다.

하지만 관객과 연기자는 확실하게 구분됩니다. 

무대와 객석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구분이 되어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무신경함을 신경써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노력해야합니다.

 

결국, 이 일체감을 위한 극약처방으로 연기자들이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욕을 함으로써 관객이 연기자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 그 만큼 더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욕은 욕을 먹는 대상이 없이 청각적인 이미지만 있을 뿐입니다.

이 욕은 욕과, 감사와, 공동체적인 고양과, 개인화된 감각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은 정말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요약을 해야할지도, 어떤 감상을 느꼈는지도 쉽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페터 한트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유 중 하나는 독창적인 언어가 있습니다.

이를 물씬 느낄 있는 책이었습니다.

 

한트케의 책에선 가장 쉽고 읽기 편하면서 주제 의식도 뚜렷해서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