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100일 두 번째 이야기, 삼신상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7. 22. 20:39
반응형
새벽에 삼신상을 차렸단다.
상을 차리는 데 조건이 있었어.
- 밥, 미역국, 삼찬, 끓인 물을 상에 올려야 해.
- 삼찬은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혹은 시금치). 뿌리, 줄기, 잎을 의미한단다.
- 상차림은 100일, 당일에. 미리 준비하면 안 되고.
- 차린 음식은 버리지 않고 그날 다 먹어야 해.
- 음식을 준비할 땐 삼신께서 오셔서 드실 테니 소금, 마늘을 넣으면 안 되고.
- 명을 끊을 수 있으니. 철붙이 가위나 칼을 쓰면 안 되고.
그리고 저렇게 차린 상은
- 동트기 전에 차리고,
- 현관문을 살짝 열어놓고,
- 동쪽을 바라보게 차리고,
- 세 분이 드실 걸 차려서,
- 아이 머리도 동쪽으로 향하게 눕혀,
- 절을 두 번 하고, 축문을 외고,
- 축문을 다 외곤 엄마랑 아빠가 발 한쪽씩 잡아서 '우리 아기 발 크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 10분 정도 나가 있었단다.
그래서 4시에 일어나서 삼신상을 차리고,
5시 어스름할 때 상을 차려서 너와 삼신할머니가 놀 시간을 드렸단다.
축문은 별 거 없었어.
우리 똘이가 아무런 탈 없이 태어나고, 한 번 열난 적도 없이 잘 크고 있다는 거에
한 없이 감사하다는 말만 했단다.
진심으로. 그저 감사할 뿐이었어.
반응형
'나의 이야기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기 - 어느덧 110일 (0) | 2020.08.08 |
---|---|
일기 - 생후 111일차 (0) | 2020.07.29 |
일기 - 생후 100일 (0) | 2020.07.20 |
일기 - 생후 95일차 (0) | 2020.07.11 |
일기 - 생후 87일차 (0) | 2020.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