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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100일 두 번째 이야기, 삼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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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삼신상을 차렸단다.

상을 차리는 데 조건이 있었어.

- 밥, 미역국, 삼찬, 끓인 물을 상에 올려야 해.

- 삼찬은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혹은 시금치). 뿌리, 줄기, 잎을 의미한단다.

- 상차림은 100일, 당일에. 미리 준비하면 안 되고.

- 차린 음식은 버리지 않고 그날 다 먹어야 해.

- 음식을 준비할 땐 삼신께서 오셔서 드실 테니 소금, 마늘을 넣으면 안 되고.

- 명을 끊을 수 있으니. 철붙이 가위나 칼을 쓰면 안 되고.

 

그리고 저렇게 차린 상은

- 동트기 전에 차리고,

- 현관문을 살짝 열어놓고,

- 동쪽을 바라보게 차리고,

- 세 분이 드실 걸 차려서,

- 아이 머리도 동쪽으로 향하게 눕혀,

- 절을 두 번 하고, 축문을 외고,

- 축문을 다 외곤 엄마랑 아빠가 발 한쪽씩 잡아서 '우리 아기 발 크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 10분 정도 나가 있었단다.

 

그래서 4시에 일어나서 삼신상을 차리고,

5시 어스름할 때 상을 차려서 너와 삼신할머니가 놀 시간을 드렸단다.

 

축문은 별 거 없었어.

우리 똘이가 아무런 탈 없이 태어나고, 한 번 열난 적도 없이 잘 크고 있다는 거에 

한 없이 감사하다는 말만 했단다.

진심으로. 그저 감사할 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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