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생후 100일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7. 20. 09:19
100일 사진을 스튜디오에서 찍을 예정이라 실제 100일엔 그냥 넘어가자고 이야기했지만,
또 아무거도 안하자니 엄마아빠가 서운해서.
그래서 집에서 간단하게 차려서 했단다.
계속되는 장마로 할아버지, 할머니도 일을 쉬게 되셔서 우리 똘이 백일을 챙기러 와주셨어.
네 엄마가 100일을 맞이해서 너한테 엄청 귀여운 옷을 입혔단다.
저번에 시험삼아 입혔을 땐 작았는데,
이번엔 너무 꼭 맞아서 머리를 통과시킬 땐 네가 크게 울어버렸어.
100일이라고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거 같다 싶다가도, 넌 참 많이 컸다고 느낀단다.
우선 이제 손을 쓰기 시작했어.
장난감 모빌이나 아기 체육관에 달아놓은 모빌들을 잡고 논단다.
예전엔 팔만 버둥 거렸는데 이제 넌 손을 제법 잘 쓴단다.
엄마 머리채도 잘 잡고.
그리고 몸이 90도까진 돌아간단다.
뒤집고 싶은걸까?
하지만 잘 안뒤집어지면 바로 울음을 터뜨려.
몸에 힘을 주고, 몸을 쓴다는 게 참 쉽지 않지?
아빠랑 엄마는 90도로 넘어가는 널 보면서 언제 뒤집을지 두근두근 한단다.
목이랑 다리에 힘이 많이 생겼어.
이젠 꼭 목을 잡지 않아도 세워 놓으면 고개가 넘어가지 않아.
덕분에 씻길 때나, 놀 때 조금은 안기가 편해졌어.
이렇게 넌 조금씩은 달라지고, 조금씩은 힘이 세졌고, 조금씩 더 자랐구나.
100일이 되면서 가장 큰 감정은 감사함이란다.
너를 낳는데 도와주신 산부인과, 소아과 선생님들.
엄마가 임신 중이라고 받았던 작은 배려들.
네 부산과 대구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외삼촌. 그리고 너를 많이 축복해주고 아껴주는 가족들.
그리고 너를 키우는 와중에도 아빠를 챙겨주고, 아빠가 할 수 있는 작은 도움에도 기뻐해주는 네 엄마.
물론 엄마, 아빠 밥먹는 동안에는 혼자서 잘 놀아주고,
저녁에는 대여섯시간씩 잘 자주고,
100일동안 어디 아픈 데 없이 잘 커준 우리 똘이가 제일 고맙구나.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살자.
우리는 많이 사랑하고, 사랑해주며 살자.
항상 사랑한다.
추신.
100일 동안 너에게 붙은 별명은 생각해보니 그렇게 많지는 않구나
- 손을 하도 야무지게 빨아서, 꿀주먹
- 깨기 직전에 엄청나게 꿈틀거려서, 왕꿈틀이
- 머리가 동그래서, 감자만두
- 울면 빨개져서, 김치만두
- 대구 할머니 ONLY, 개똥이
- 엄마아빠 밥먹을 시간은 칼같이 맞춰 혼자 잘 놀아서,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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