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분유량 1,000ml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5. 23. 17:12
아빠가 너를 돌보며 제일 힘든 건
새벽에 잠을 깨야한다거나, 네가 우는 이유를 모르겠다거나,
기저귀를 가는 동안 쉬를 또 한다거나, 거듭 되는 둥가둥가로 허리가 아픈게 아니야.
과연 분유량 1,000ml를 안넘기려면 어떻게 해야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란다.
넌 집에 처음 왔을 때 부터 참 잘먹었어.
분유, 유축한 거 까지 다 해서 700 가까이를 먹었거든.
네가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우는 건 확실히 배가 고프다는 신호인데,
그 때 마다 먹이니 하루는 1,000ml를 훌쩍 넘겨버렸어.
많이 먹이면 안좋다는 걸 엄마도 아빠도 잘 알고는 있었단다.
하지만 안아서 달래는 것도 소용이 없고,
숨도 안쉬고 우는 바람에 얼굴은 파랗게 변해버리니
어쩔 줄 모르고 먹이긴 했지만 항상 마음이 안좋았어.
체중별 분유량 도표를 보니 지금 네 체중은 900ml 후반을 먹는게 좋데.
소아과 선생님도, 지방질 관리를 해줘야하는 시기이니 너무 많이 안먹이는게 좋다고 말씀해주시더구나.
하지만 조심한다고 해도 1,100ml는 우습게 넘겨버리니 어떡할까 싶어.
900ml든 1,000ml든 100차이가 얼마나 클까 정신승리를 하고 있어.
그런데 요 며칠 기적같이 네가 저녁엔 4시간씩을 자고,
아침에 너무 잘 놀고 난 다음에도 2시간 정도는 울지않는구나.
밥먹는 시간 간격이 늘어나니 밥 양도 확 줄어서 지금은 800ml 후반에 잘 정착했단다.
하지만 또 이렇게 양이 줄어버리니,
넌 배가 고픈데 우리가 또 적게 먹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
어떻게 된게 먹는 거에 대해선 적게 먹어도, 많이 먹어도 걱정이 끝나질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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