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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리뷰 - 재밌는 문장과 박물적 글쓰기가 합쳐진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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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The Body,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출판

빌 브라이슨을 좋아합니다.

아직도 제일 좋아하는 책을 고르라고 하면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들어갑니다.

나를 부르는 숲, 발칙한 영어 산책 등 작가의 책들은 꽤 읽었어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야 왜 이 작가를 좋아하는 지 이해했습니다.

문장을 무척 재미있게 쓰네요.

 

이런 박물 성격의 글은 무조건 문장이 재미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백과사전을 재미 삼아 읽긴 어렵잖아요.

하지만 이런 문장으로 되어 있다면 재밌게 읽겠지요.

 

인간의 뇌는 너무나도 경이로운 대상치고는 볼품이 없다.
우선 뇌는 70~85퍼센트가 물이며, 나머지는 주로 지방과 단백질이다.
이런 평범한 물질 세 가지가 생각과 기억과 시각과 미적 감상 등
온갖 일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다.

 

본인의 경험, 신기한 내용들을 아주 유머넘치게 씁니다.

이한음님의 번역이 탁월한 덕분도 있겠지요.

문장의 길이나 전달하는 내용이나, 읽었을 때의 느낌이 너무 즐겁습니다.

이게 빌 브라이슨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 몸의 호르몬이 어떻게 발견되었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음식과 소화기관은 어떻게 동작하는지, 

뇌는, 잠은, 질병과 암은 어떤 식으로 우리 몸을 이루는지를 알아봤자,

어디에서 즐거운 이야기로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흥미 이상의 내용이 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장이 즐거우니 계속 읽게 되고,

끝까지 책을 읽다보니 아주 작은 감상 하나는 남게 되네요.

 

아직 우린 우리의 몸을 제대로 모른다는 것,

그럼에도 우리의 몸은 어떤 기계보다도 정교하게 동작하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기적이라는 것.

 

사실 숨을 쉬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만한 기적이라는 걸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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