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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우주 리뷰 - 책에 관한 짧지만 함축적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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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장 클로드 카리에르 지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1

 

사진 : Alfons Morales on Unsplash

 

에코와 카리에르가 책에 대해 나누는 대화가 정리된 책입니다.

카리에르는 누군지 몰랐어요.

찾아보니 소설가이며 시나리오 작가더군요. 

역시 책을 엄청나게 읽는 사람이겠죠.

 

두 똑똑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책은 작고 글은 많지 않아도 내용은 엄청납니다.

구절 한 줄마다 발이 걸려 곰곰히 생각하면서 읽다보면 결코 빨리 끝나는 책은 아니에요.

 

이 책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미디어 매체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인터넷 등장 이후에 책은 어떻게 바뀌었는지부터,

독서를 취미로 가지고 있거나 책을 수집하는 애독가,

장서가가 가지는 책의 의미,

그리고 예쁜 도서관이 가져야할 덕목이나,

책에 메모하는 버릇에 대한 견해와 같은 사소한 잡담부터

지금 시대에 필요한 교육법이나 앎과 지식으로 구별되는 기억의 의미나 

움베르토가 좋아하는 바보짓에 대한 예찬과 같은 보편적인 인간성에 대한 고찰,

인터넷이 해치고 있는 사회의 연속성이나 세계화의 의미 등등.

 

쉽게 지나가는 이야기하는 것 하나 하나 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알고 깊이 알아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제가 저 위의 꼭지들 중 가장 좋았던 건 그냥 읽는 게 좋아서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에요.

독서가 취미라고 이야기를 하면 뭔가 학구적인 이미지를 으레 상상하게 되죠.

하지만 정말 다른 사람들은 조기 축구를 하거나 술 한 잔 하는 거랑 똑같은 느낌으로 책을 읽어요.

 

독서를 통해 글 한 줄, 생각 하나라도 발전시키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저같은 불경한 애독가는 감히 독서가 취미라는 이야기도 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냥 책 읽는 게 좋아서 책을 읽는다는 저자들의 말은 커다란 공감이 되었어요.

쥐스킨트의 '문학적 건망증' 이후로 제 독서 패턴에 대한 최고의 변명을 찾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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