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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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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bRx_ng793Po

 

안녕하세요. 

곰사장입니다.

북극서점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아무말이나 해볼 책은

클레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입니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선입견을 갖게 된 이유

제가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와 

이 책을 읽기 전 선입견을 갖게 된 이유가 하나씩 있는데요.

책을 고른 이유는 신형철님의 추천이었습니다.

무척 가슴 따뜻할 이야기라는 확신이 있었죠.

'인간의 가능성이 서사의 필연성으로 

도약하는 지점에서 소설이 끝날 때, 

우리는 우리가 이 세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하나를 얻게 된다.'

캬, 추천사도 정말 끝내주지 않나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추천사를 다시 보니

어쩜 이렇게 근사하게 감상문을 남길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입견이 생긴 이유로는

킬리언 머피가 영상화를 추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척 건조하고 덤덤하게 서사가 풀어질 거란

선입견이 생겼어요.

제 안의 킬리언 머피의 이미지가 그래서요.

하지만 이조차도 그렇게 틀린 선입견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너무너무 감동적으로 읽었고

이제 또 엄청나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너무너무나 추천하고 싶은데!

왜 이 책을 추천하는지는 모르고 읽으셨으면

좋겠거든요.

그런데 또 추천하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아주 적은 분량이라도 줄거리, 분위기를

설명을 안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추천하는 이유를 두 가지를 준비해보았습니다.

하나는 책에 대한 정보를 확줄여서

주제로만 추천해드리고,

하나는 아아아아주 조금만 

소설의 줄거리를 포함한 버전으로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줄거리 소개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이 책에 대한 정보 없이 이 책을 읽으시면 좋겠다는

처음의 생각은 쉬이 바뀌지 않네요.

이 책이 정말정말 좋았던 이유

이 책이 정말정말 좋았던 이유를 이야기하기 위해

먼저 톨스토이의 다른 책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요.

톨스토이는 이 책에서 세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의 마음 속엔 무엇이 있는가,

사람이 영영 모르고 사는 건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톨스토이는 대답하죠.

사람의 마음 속엔 연민이 있고,

사람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를 모르고 살며,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구요.

그런데 이 사랑이 연인, 가족간의 사랑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을 가엽게 여기는

연민에 가까운 사랑이었죠.

어렸을 때엔 두 번째 질문이 왜 필요한지 몰랐어요.

물론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습니다만,

조금 나이를 먹고 이 질문이 왜 있을까 생각해보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타인을 사랑하는 게 더 의미가 있는 거란

대답이 나오더라구요.

 

키건은 이 책에서 같은 질문을, 

그리고 좀 다른 대답을 내놓습니다.

사람의 마음 속엔 편안한 일상에 대한 동경이 있죠.

내게 어떤 일이 지나갔는지,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건지를 모르고 살지만,

하지만 사람은 타인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삽니다.

앞으로 잘 될지 잘되지 않을지 재지않고

그냥 지금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사랑을 주자는 결심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한다는 대답을 꺼냅니다.

 

톨스토이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에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대답을 한 게 1885년,

2023년 키건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무서움속에서도

사람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하네요.

사람이 한 뼘 더 나아간 대답을 꺼냈다고 말하면

너무나 과장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이 대답이 저는 참으로 좋았습니다.

 

줄거리와 꼭 맞는 주제의식

두 번째로 이 책이 좋았던 이유를 이야기하려면

줄거리에 대한 암시를 조금 넣을 수 밖에 없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은 계속 아리송한 상태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조금 목가적인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문체도 엄청 담백하고 인물도 무척 평평하거든요.

후반쯤 읽을 땐 주인공의 결핍을 다루고, 

그 결핍을 채우는 해답이 

사실 인물의 가까이에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싶다가

사회 부조리에 대한 스릴러인가 싶다가,

마지막에 사랑에 대한 거대한 주제의식이 나오는데요.

아리송하게 실들이 엮이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의 결핍을 채움과 동시에

주인공의 인간적인 결심이 함께 펼쳐질 때

정말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걸 조금 더 멋지게 표현하면

신형철님의 평가처럼 나올 수 있는거겠죠.

 

읽자마자 한 번 더 읽고 싶어지는 책

책을 다 읽고 나시면

이 책을 한 번 더 읽고 싶어지게 되실 겁니다.

책의 마지막에 '옮긴이의 글'이 있는데요.

원문의 감정과 암시를 풀어내기 위해 애써주신 내용이 있어요.

정말로 좋았던 주제의식과

원본의 미려한 문장을 살리기 위해 애써주신 번역덕분에

책을 바로 한 번 더 읽고 싶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두 번 읽게 하는 건 순전히

주제의식보단 번역 덕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책은 132쪽의 짧은 단편이지만

한 번 더 읽으면 264쪽의 장편 소설이 될 수도 있죠!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2023년에 읽은 마지막 책이었는데요.

이 책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올해의 책 영상을 만들기 전에 읽었으면

충분히 들어갔을 텐데 아쉽네요!

2024년 올해의 책 후보로 넣어두어야겠습니다.

그리고 키건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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