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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 박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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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6n2Z5yk2qM

 

안녕하세요.

곰사장입니다.

북극서점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아무말이나 해볼 책은 

박찬운 교수님의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입니다.

오랜만에 정말 아무말이나 하게 될 것 같은데요.

그 전에 책 소개를 드려야겠네요

 

이 책에 관심이 생긴 건 조금 꼬리를 물어야 합니다.

저의 유튜브 절친인 편향독서님께서

홍은전 작가님의 전사들의 노래를 추천해주셨어요.

영상 오른쪽 위에 카드도 남겨둘게요.

이 책은 장애인 인권 운동가 여섯분의 삶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 분들과의 인터뷰를 좀 더 읽기 쉽게 

정리하여 기록한 글인데요.

자서전과는 다른 또 다른 울림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선 '기록'이라는 단어가 강조되어 반복됩니다.

책의 서문부터 '기록'에 관한 이야기를 하죠.

작가님은 인권기록활동을 시작했다고 하시는데요.

당신의 말이 역사가 되도록 하는 동시에 

당신의 역사가 말이 되도록 하는 일이 곧 작가님의 싸움이라구요.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사소했던 어떤 단어가 

갑자기 커다랗게 와닿는 순간을 겪을 때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록이라는 단어가 그랬죠.

무언가를 남겨놓는다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즈음에 이 책 홍보글을 봤는데요.

제목에 기록이 들어간데요!

저자는 인권위의 상임위원이셨고!

그 기간이 문재인 정부였을 때였다니.

이 책은 안 읽고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죠.

책과의 만남도 다 인연이라니까요

 

기본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저자께서 인권위 상임위원을 하시며 겪었던 일들을

회고하는 내용입니다.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저자께서 날마다 남겨두신

업무노트를 기반으로 회고를 작성하셨고,

그 업무노트의 일부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제가 생각하는 대상독자는 

일단 인권위에 관심이 혹은

인연이 좀 있어야 할거 같아요.

인권위가 어떤 일을 하는지 혹은 

어떤 일들을 했는지를 알아야 훨씬 눈에 들어올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게도

정말 인상적이었던 두 부분이 있어요.

하나는 올바름, 하나는 업무노트입니다.

 

올바름 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인권위 업무 중 특정 사건에 대해 

인권위의 응답문을 쓰신 일들을 소개해주시는 꼭지가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 변희수 하사, 장애인 비하 기사나

낙태죄 폐지, 노란봉투법 의견표명같이요.

이런 사건들을 기사로 볼 때는 

누가 어떤 이유로 대립하고 누가 옳은가를 고민했는데,

저 스스로는 어떤게 옳다고 생각하는가를 

고민해본 적이 없더라구요.

작가님께서 인권위 입장문을 작성하시기 위해

고심하셨던 내용, 조심하셨던 내용을 읽으며

저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제가 가진 도덕적 잣대가 어떤지를 고민해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 더 

확실하게 알게 된 느낌도 있었습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 중 2~4장이 

이런 내용으로 할애되어 있는데요.

사실 이 꼭지 때문에라도 정말 많은 분들께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업무노트!

이 책은 중간중간 작가님의 업무노트가 올라와 있습니다.

일기 형태로 작성하신 걸 볼 수 있어요.

어떤 일이 있었고, 나는 어떻게 생각했다는 내용이 있죠.

업무노트를 써볼까 고민하시는 분들께도,

업무노트를 쓰고 계신 분들께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업무노트를 꽤 오래 써왔네요. 

처음에 업무노트를 쓰게 된 건 

팀장님의 업무문화 구축덕분이었어요.

5F라고 사실 Fact, 감정 Feeling, 교훈 Finding, 

향후 계획 Future action, 피드백 Feedback

이렇게 구성된 것이었죠.

저희 팀엔 총 6명이 있었는데

모두가 공유해서 볼 수 있는 업무노트를 썼고

5F 중에 피드백 부분은 

한 사람의 업무노트를 다른 사람이 보고 

피드백을 적는 거였어요.

그리고 매 월 가장 좋았던 날, 가장 나빴던 날을 찾아놓죠.

하나 예를 들어 드린다면 이런 식입니다.

제가 썼던, 2017년 6월 가장 좋았던 날을 보여드릴게요.

사실 : 모바일 제품에 관한 회의가 있었다.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랑 젤다를 사왔다.

느낌 : 디자인팀에서 모바일 제품에 관한 

멋진 컨셉을 보여주었고,

그걸 토대로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리고 젤다는 정말 짱 재미있다.

교훈 : '불편한 점의 개선'과 '보다 더 나은 사용성의 제공'은

목적은 같아도 생각의 시작은 묘하게 다르다.

후자 쪽으로 좀 더 치열하게 생각해볼걸.

젤다가 짱인 이유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도

내 의도대로 게임이 흘러간다는 것이다.

향후 행동 : 아직 제품을 깊게 보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좀 더 넓게 봐야겠다.

젤다가 왜 짱인지도 팀원들과 공유하고 싶다.

게임에 미쳐있었던 나날들이군요.

 

이 업무노트의 장점은 함께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은 어떤 업무, 고민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비대면으로 피드백을 쓰면서 

좀 덜 껄끄러운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다만 느낌과 교훈이 굉장히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이 다음부터는 사실, 느낌, 피드백으로 단순하게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서!

아까 저희 팀엔 6명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다들 바빠서 점점 쓰는 사람이 줄어들었고

결국엔 저와 다른 팀원 한 명만 썼는데요.

거의 둘이서만 쓰는 교환일기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저도 회사를 옮겨서 혼자 업무노트를 쓰는데

한일, 해야할일 목록, 메모로 구분해서 씁니다.

어떤 일을 했는지, 

당장 내일 할 일은 뭔지를 가장 중요하게 쓰고 

느꼈던 감정이나 떠오른 아이디어, 

회사 천장에 비가 새서 물난리가 난 날이나,

사람들이랑 술마시러간 날 같은 건 메모에 쓰죠.

개인적으론 거의 이대로 고정이 됐어요.

 

그래서 작가님의 업무노트가

일기에 가까운 걸 보고선 깜짝 놀랐어요.

정말 단 한 번도 이렇게 써볼 생각을 못했거든요.

깜짝 놀란 이유는 업무노트도 글이고, 

그 글의 독자가 저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느꼈기 때문입니다.

일기로 써둔 작가님의 노트를 보면서,

읽기도 재미있게 읽히고 

좀 더 이 당시의 일과 감정이 풍부하게 떠올랐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업무노트를 읽는다는 점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빠진적도 있고 단편적일때도 있지만

꽤 오래 기록을 남겨둔 편인데요.

특히 혼자 쓰게 된 이후로는 

이걸 찬찬히 통째로 읽어볼 일이 잘 없었더라구요.

매일 쓰는 계획만 있었고, 읽는 계획이 빠져있었던 거예요.

이 책을 읽고, 이번 리뷰를 남기려고 예전 업무노트를 보는 데 

예전에 써놓은 게 너무너무 웃긴거예요.

아이참, 보여드릴 수도 없고

 

아무튼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업무노트를 쓰시는 분들도,

앞으로 쓰려고 계획하신 분들도,

꼭 주기적으로 읽는 날을 만드셔서

저같이 쓰기와 읽기를 분리하는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가볍게 읽으려고 잡았다가

굉장히 다양한 생각에 닿았던 책입니다.

개인적으론 지난 업무노트를 

한 번 꺼내 읽을 수 있는 핑계가 되어주어서

정말 고마운 책이었네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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