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차이에 관한 생각 - 젠더보다 재밌는 보노보 이야기

반응형

https://youtu.be/zWA_LG7ay7Y

 

안녕하세요. 

곰사장입니다.

북극서점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아무말이나 해볼 책은

프란스 드 발의 차이에 관한 생각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님께서 소개해주신 책입니다.

진화생물학과 사회생물학 분야에서 손꼽을만한 책이라구요.

영장류의 성과 사회적 행동은 그 자체로 재밌는데,

인간사회를 충분히 들여다보게 해준다고,

균형잡힌 관점과 논리전개가 돋보인다고 소개하셨습니다.

 

읽어봐야지 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던 책인데,

대통령님께서 소개해주신 덕에

조금 더 앞당겨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한 소개

이 책은 상당히 단순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젠더의식을 가진다고 합니다.

보편적으로 여성스러운 것이, 남성스러운 것이 있는것이죠.

최근엔 젠더 역할을 중립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저자는 이 의견이 잘못됐다고 말을 하죠.

젠더라는 건 자연스럽게 구분되는 것이고, 

서로의 장점을 격려하는 식으로 발현되어야 한다고 말하죠.

 

영장류학자인 저자는 이 주장에 대해

다른 영장류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근거를 마련하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침팬지, 보노보의 행동양식만 읽어도

무척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들도 협력을 하고, 권력다툼을 벌이며,

수컷같은 암컷, 동성연애 등 

인간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고싶은 별점은 다섯개! 

아주 쪼끔 두꺼운 감이 있긴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과 젠더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고,

진화론적으로 인간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담화를 재밌게 풀어가는 방법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주제도 좋지만 글도 엄청 잘썼어요.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다'는 말은

이런 책에 쓰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본격적으로 소개해드리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저자의 삽화입니다.

그림을 제법 잘 그렸어요.

그리고 이런 손 그림이 또 책을 읽는 맛을 더해주구요.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실컷하고,

자기가 직접 그림도 그려가며,

이 책을 쓰는 순간이 얼마나 즐거웠을까 떠올리게 됩니다.

글을 즐겁게 썼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덕분에 책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호미니드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호미니드라는 단어를 짚고 싶습니다.

생물분류는 계-문-강-목-과-속으로 크게 분류하는데요,

그 중에서 '사람과'에 해당하는 분류입니다.

사람과는 또 침팬지속, 사람속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여기엔 침팬지, 보노보, 사람이 존재하지요.

그래서 이 세 종족은 상당히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원숭이와 같은 다른 '영장목'과는 다르게

꼬리가 없다는 것도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호미니드를 통해 영장류의 진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인간과 가까운 건 침팬지, 보노보가 있네요.

같은 진화의 경로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두 유인원을 보면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침팬지와 보노보를 살펴보면서

진화 과정상 인류에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만한 내용들,

그 중에서도 성과 젠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

영장류들을 우리의 거울 보듯 비교하거나,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이런 모습들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자는거지요.

단순한 비교 대상으로만 봐야 한다구요.

 

침팬지는 우리로 치자면 조금 더 남성 상위 사회,

보노보는 조금 더 여성 상위 사회로 간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노보 이야기

그런데 여러분은 보노보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 뇌과학 책에서나 종종 봤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알 게 되었습니다.

주제에 대해선 앞서 요약해서 말씀드렸으니

오늘은 보노보 이야기나 실컷해보려고 합니다.

보노보가 너무 신기했거든요.

 

보노보가 종으로서 침팬지와 구분되기 시작한 건 

이제 100년 정도 됐습니다.

침팬지가 우락부락 근육질이라면

보노보는 좀 더 어깨가 좁고 상체가 호리호리하며

팔다리는 길쭉, 목이 얇아서 

도서관에 있을 것 같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유인원은 네 발 동물이라고 하지만

보노보는 네 손 동물입니다.

발로도 뭔가를 쉽게 집고, 새끼나 물체를 붙잡을 수도 있죠.

 

침팬지와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목소리라고 합니다

침팬지가 '우후우후'하는 두꺼운 목소리가 난다면

보노보는 암수 모두 고음의 새소리가 난다고 하네요.

 

보노보는 동성, 이성할 것 없이 무척이나 성을 밝히고,

폭력성이 무척 낮은 정말 평화로운 종족입니다.

 

하지만 보노보의 색다른 점은

암컷 중심 사회라는 것입니다.

물론 수컷이 좀 더 덩치가 크고 힘이 센 편이지만

보노보 무리의 위계는 암컷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암컷들이 서로간의 유대로 관계의 핵심을 이루고,

수컷이 그 관계를 위성처럼 도는 것이죠.

암컷들 사이에선 나이와 성격으로 알파가 이루어지는

정말 독특한 종족인 것입니다.

 

우리는 여태까지 인류가 

폭력적이며 남성 우월적인 사회를 기반으로

진화해왔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침팬지는 그러한 영장류의 성정에 

꼭 맞는 예시가 되어주었죠.

하지만 보노보의 이야기는 

정말 완벽한 반대 사례지 않나요?

우리가 만약 우리를 어디에 투과하느냐에 따라

우리를 정의할 수 있는 거라면,

침팬지가 아니라 보노보에 투과할 수도 있는 것이죠.

좀 더 온화하게,

좀 더 사랑 넘치게.

 

너무 보노보 이야기만 한 것 같으니까

젠더 이야기도 조금 요약해야 할 것 같네요.

젠더는 남성, 여성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남성스러움, 여성스러움과 대응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넓은 범위의 스펙트럼을 가지죠.

어떤 남성이 남성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러울 수 있고,

여성스러운 여성이 가끔 남성스러운 표현을 할 때도 있습니다.

여러 범위에서, 여러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주지해야하는 것입니다.

젠더란 건 복합요소

그리고 젠더의 특성 중 하나는 

생물학과 문화 모두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 부터 가지는 본성과,

주위에서 배우는 학습 모두가 

동일한 비중으로 젠더 역할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죠.

이 말은,

젠더 중립이라는 것은

중요한지 아닌지 따질만한 가치가 아니라,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젠더란 그렇게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 여성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여성에게 남성성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젠더 정체성을 인정하고

다른 젠더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는 말입니다.

 

인간들도, 심지어 유인원들조차도

남자아이와 수컷은 바퀴에,

여자아이와 암컷은 부드러운 인형에

먼저 관심을 보이더라는 관찰 결과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억지로 바꾸거나 조심해야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죠.

 

인종 차별 철폐를 외치기 위해,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깎아내거나

서로 비슷한 모습이 되려하진 않지요.

젠더 차별 역시,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한다는 게

작가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주제입니다.

남성과 여성은 분명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협력, 사랑, 경쟁, 권위, 능력 면에 있어서

어느 한쪽 젠더가 더 낫다고 강조할 면이 없다고 말합니다.

다른 모습으로, 다양하게 발휘된다고 말하죠.

그러니 그 다른점을 서로 메꿔주는 것이

젠더 차이의 파악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차이에 관한 생각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이 책은 정말 균형이 잘 잡혀있습니다.

사실 젠더는 사람이 날 때 부터 가지는 특성이고,

각 젠더는 우월성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란 주장은

너무나 당연하게만 느껴집니다.

오히려 서로에 대한 배척과 배타성을 가지는 

요즘의 몇몇 주장들이 되려 낯설게 느껴지구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침팬지, 보노보의 이야기를 섞고, 

동성연애를 하는 보노보 이야기를 섞고,

침팬지와 보노보의 권력 다툼 이야기도 좀 넣고,

영장류학의 발전 과정 이야기를 섞고,

6형제인 저자 이야기를 섞으니

지루할 틈이 없이 책장이 넘어갑니다.

제가 요약한 건 이 책의 반의 반도 안되어요.

절묘한 균형에 좋은 문장과 

호흡을 잘 살린 번역 덕분에

이 책은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나요!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