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61일 - 첫 돌 잔치
- 나의 이야기/일기
- 2021. 5. 7. 20:48
우리 똘이가 태어나기 전에부터 돌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을 많이 했었단다.
요즘들어 돌잔치를 누가 하냐고 한다지만,
가족들, 고마운 사람들을 모아서 밥이나 한 번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어휴, 돈 많이 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지.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진 말이야.
그래서 네 첫돌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다가 집에서 치루기로 했단다.
너무나 다행히도 부산 할머니, 할아버지는 주말에 오실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두 분과 함께 네 돌을 보내기로 했단다.
우선 떡을 사고, 돌상 사진을 찍으려고 물품을 빌렸단다.
떡은 집 근처 떡집에서 샀는데 백설기도, 다른 떡도 엄청 많있었어.
똘이 돌 상이라고 서비스 떡도 엄청 많이 주셨구.
물품은 전문적으로 대여해주는 곳이 있더라.
저 뒤에 병풍, 돗자리며 밥상, 상보, 유기 그릇들, 돌잡이를 할 수 있는 물품까지 모두 빌려주는 곳이 있었어.
대여한 물품들은 많이 닳아 있었단다. '이런 걸 빌려준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사진은 정말 잘나오더라.
사람들이 사진이 잘 나오니 많이 닳아있는 내구도를 문제를 삼지 않는건가봐.
그나마 한복은 깨끗한 편이었는데 당연히 위기가 있었지.
일단 도깨비처럼 생긴 복건은 너무도 귀여워서 우리 똘이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복건이 머리에 닿자마자 냅다 잡고 던져버리더구나.
그래서 복건을 씌우는 건 포기했어.
한복은 겹겹이 입으니까 불편했나봐. 버선은 미끄러워서 싫었구.
그 때 엄마의 비장의 무기가 빛을 발했어.
엄마가 아빠도 모르게 비누방울을 사왔더라구.
비누방울을 뿌리니까 네가 꺄르르 웃길래, 그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었단다.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을 땐 비누방울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거 같은데,
오늘 사진 찍을 때는 엄청 비누방울에 관심을 가지며 좋아하더라.
네 엄마가 정말 현명했던 거지.
돌잡이는 판사봉을 잡았어.
그런데 이게 가까워서 판사봉을 잡은 건지, 그게 궁금해서 잡은건지는 모르겠어.
아빠는 가까워서 잡은 거 같다고 생각했지만,
할머니는 우리 똘이가 판사봉을 잡았다고 엄청 좋아하셨지.
하지만 정말 돌잡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니.
판사가 되든, 뭐가 어떻게 되든 엄마랑 아빠는 널 사랑한단다.
엄마와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1년 동안 건강하게 커주어서 너무 고마워.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보진 못해도 낯 하나 가리지 않고 웃음을 보여줘서 고마워.
우리 앞으로도 행복하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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