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너의 웃음소리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6. 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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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크고 있다는 신호 중에 하나가 요즘 자주 웃는 거란다.
그런데 소리내면서 웃는 건 아직도 손에 꼽긴 해.
오늘 아침에 자면서 끙끙거리더구나.
안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누워있는 채로 달랬어.
칭얼거리다 손을 빨면서 진정하고, 손이 빠지면 또 칭얼거리는 걸 반복했단다.
손발을 계속 움직이니까 칭얼거리나 싶어서
조금 진정했을 때 빠르게 속사개를 쌌어.
그러니 깊게 자더구나.
한참을 가만히 너를 쳐다봤어.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빨리 속싸개를 해줄 걸 그랬다는 생각도 하고,
이 귀여운 왕꿈틀이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잘까 궁금해 하기도 했단다.
그 때 갑자기 ‘꺄르르’하면서 네가 웃었어.
그 순간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그러다 퍼뜩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찾아 들었어.
이 모든게 정말 짧은 시간에 일어났지.
사진으로 네 웃는 얼굴을 남겨놓고 싶었어.
초조하게 한 번만 더 웃어달라고 소리없이 기도하고 있었는데
그 찰라에 네가 한 번 더 웃어주었단다.
너무 행복했어.
네가 자다가 웃어주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단다.
무슨 꿈을 꾸었길래 그렇게 까르르 웃었는지 물어보고 싶구나.
아빠는 널 웃게 만드는 것들은 다 해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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