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좋아했던 앨범 이야기 - 김동률 3집
- 나의 이야기/똘이에게
- 2020. 3. 5. 21:22
중학생 고등학생 때 아빠는 친구들이랑 피씨방을 진짜 열심히 다녔어.
스타크래프트, 카운터 스트라이크,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그 땐 진짜 친구들이랑 게임에 빠져 살았었지.
그렇게 열심히 다녔던 피씨방을 빼면 친구들이랑 제일 많이 놀러 갔던 곳은 노래방이야.
같이 노래방을 다녔던 친구들은 두 패거리가 있었어.
한 패거리는 초등학교 때 친구들.
다른 패거리는 고등학교 친구들이었어.
사실 지금처럼 스트리밍 사이트가 없었던 그 때엔,
친구들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다른 가수나 노래를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단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 중에, 김동률의 취중진담을 갈 때 마다 부르는 친구가 있었어.
그 전에도 김동률을 모르는 건 아니었어.
이적과 함께 결성했었던 카니발이란 그룹이 있었는데, 그땐 그랬지나 거위의 꿈은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거든.
다만 김동률의 솔로곡을 들었던 건 아무래도 취중진담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
노래방에서 친구가 불러준 취중진담 덕분에 김동률의 노래를 시작하게 되었고, 앨범을 듣게 되었어.
아빠는 5집도 정말정말 좋아하고, 6집과 4집도 참 좋아하지만 김동률 앨범 중엔 3집을 제일 좋아한단다.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 제목이 앨범 제목과 똑같은 귀향인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너'라는 대상이 꼭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의 어린 시절 살던 골목집이나 친구를 대입해도 꽤 감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노래였어.
이렇게 아빠에게 김동률의 노래는 향수란다.
같이 어울려 놀던 친구들, 지나간 시절.
너도 꼭 한 번은 들어봤으면 좋겠구나.
이 글을 쓰는 시점엔 네가 딱 35주가 되는 때란다.
이제 2주 후 부터면 엄마 배에서 나오더라도 튼튼하게 나올 수 있데.
우리 똘이가 빨리 태어나서, 같이 놀고, 같이 음악듣고, 같이 영화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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