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 생후 180일. 90사이즈, 9.2kg, 72cm.
- 나의 이야기/일기
- 2020. 10. 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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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다 쇠고, 할머니가 집으로 내려가시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어.
"아가가 이불을 덮을 생각을 안한다. 길고 편한 옷 사서 입혀라."
그러시면서 네 옷 값을 주고 가셨어.
원래 그럴 생각이기도 했지만, 이왕 할머니가 말씀하고 가셨으니 네 옷을 샀단다.
90사이즈야.
네가 태어나기 전에 아빠는, 시간이 멈추길 바라며 살고 있었단다.
네 엄마와 함께 보내는 날들이 무척 행복하고 평온해서,
아빠의 부모님, 엄마의 부모님도 별 탈 없이 건강하셔서,
뭔가 더 큰 슬픔이나 아픔이 없길 바라며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네가 태어나고 나니 아빠는, 천천히 하지만 가끔은 조금 빠르게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네가 크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찍어둔 사진과 지금의 너를 비교하면서 얻는 행복이 정말 꿈같구나.
네가 어떻게 클지 너무 궁금하고,
네가 나이먹어가면서 점점 다르게 놀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가슴을 벅차게 해.
90사이즈 옷을 빨고 개키고 이렇게 네게 한 번 입혀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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