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오브 쓰시마 살까말까 리뷰 - 추천드려요(4점/5점)

고스트 오브 쓰시마, Sucker Punch Production, PS4, 2020 

플레이타임 : 약 30시간(난이도 보통, 인물간 사이드 퀘스트 완료, 탐색 약 50% 완료)

 

첫 인상과 플레이 후의 느낌이 사뭇다른 게임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첫 인상은 CDPR 할머니한테 전수받은 위처3 육수에,

언챠티드, 갓오브워, 스파이더맨, 어쌔신 크리드를 푹 넣고 끓인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플레이 초중반 까지는 그랬구요.

그런데 플레이를 점점 하다보니,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맛이 느껴집니다.

그 맛을 느낀 후부턴 느긋하게 엔딩까지 즐겼습니다.

 

 

단점

전투 시 적의 AI는 조금 아쉽습니다. 전투 밸런스는 조금 모자란 편이에요.

곳곳에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가끔 우스꽝 스럽게 동작하는 점프, 이상한 지형 설계.

많이 아쉬운 캐릭터 디자인과 모델링. 특히 대사와 사건이 그 캐릭터에게 초반엔 정을 붙이기 어렵게 합니다.

그나마 퀘스트를 모두 다 해야 그 때서야 정이가고 동정심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예요.

너무 후한 은신범위와 암살판정, 반대로 너무 빡빡한 1:1 대결.

전투 밸런스가 사실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필요도 많이 낮은 편입니다.

적어도 제겐, 조금 낮은 난이도로 속도감은 느낄 수 있었지만, 전투 자체가 재밌는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퀘스트 목적지를 UI에서 표시하지 않고 바람을 따라가게 만든 것도 애매합니다.

결국엔 퀘스트 마커를 표시하고 있거든요.

 

 

장점

전투, 모험에 걸쳐 손쉬운 퀘스트부터 복잡한 퀘스트까지. 성취에 대한 즐거움이 무척 큽니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씩 하다보면 빠져드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최고로 설계가 잘된 점은 목표 설정, 동기부여의 지점입니다.

오픈 월드를 지지하는 전투와 탐험의 밸런스가 엄청 잘 맞습니다.

쉽고 빨리 해결할 수 있는 퀘스트에서부터 

적당히 어렵고 수고로운 퀘스트까지 맵에 잘 분배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긴 퀘스트라도 한 퀘스트는 15분의 플레이를 넘지 않는다는 게,

퀘스트 분배에 얼마나 신경썼는지 가늠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모험 요소로만 따지면,

여우, 새, 온천같이 쉽게 클리어하고 즉각적인 능력치 향상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에서

점점 더 지형지물을 많이 이용해야하는 신사 탐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투 요소로만 따지면,

대나무 베기에서 부터 가까이에 있는 잡법들. 1대1 전투에서 약한 무쌍 냄새까지 즐길 수 있었죠.

그리고 엄청나게 어려운 몽골군 주둔지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젤다의 느낌이 강하게 났습니다.

균형잡힌 콘텐츠가 이 게임을 계속 끌고 가게 해줍니다.

정말 훌륭한 밸런스였습니다.

 

그래픽은 아쉬울 때가 더 많지만, 필요할 땐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뽑아줍니다. 심지어 십자키의 한 키가 포토모드로 할당됐으니까요.

그래픽은 항상 균일하게 좋진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할 땐 정말 좋은 품질을 보여줍니다.

눈이 나리는 후반에 가선 텍스쳐가 상당히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빛을 너무 잘쓴 배경들이 많아서 열심히 스크린샷을 찍고 싶어집니다.

십자키 오른쪽을 사진기능에 부여해놓은 자신감이 느껴지는 곳이 많습니다. 

 

아무것도 지키지 못하는 무사도와 사람을 지키기 위한 사도의 길. 주인공의 번뇌는 꽤 공감할 수 있게 그려집니다.

스토리 역시 일본 만세, 사무라이 만세를 외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안심하고 게임을 즐기게 해줍니다.

올바른 길이라고 믿었던 무사도의 길로 큰 패배를 겪고 난 후,

자신과 가족,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악령이 되어가는 주인공의 고뇌와 선택을 얕지 않게 그려줍니다.

사실 대사, 모델링 등으로 캐릭터에 정이 가기 어렵다고 앞서 이야기 했지만,

텍스트로만 설명해보면 각 인물들과 메인 스토리의 서사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닙니다.

아니, 썩 괜찮은 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치며

라스트 오브 어스2에 실망해서 시작할 게임은 아닙니다.

두 게임의 결이 너무나 다르거든요.

하지만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사람에게, 충분히 추천해줄만한 게임이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플래티넘을 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 게임이었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