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오브 어스2 살까말까 리뷰 - (1편을 안했거나 잊은 분들은) 꼭 해보세요 (-5점 / 5점, )
- 게임 이야기
- 2020. 7. 17. 19:35
라스트 오브 어스 1편, 2편의 모든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요
게임만 놓고 보면 5점 만점을 주기에 아깝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전 1편도, 그 중에 조엘과 엘리도 10점 만점에 10점만큼 사랑했었어요.
그래서 5점에서 10점을 빼서 -5점을 이 게임에 주고 싶습니다.
만약에 1편을 하지 않고 2편으로 처음 이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
1편을 한지 너무너무 오래 되어서 이제 캐릭터들이나 스토리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
혹은 1편을 그저 그렇게 게임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스무시간 남짓을 몰입할만한 정말 좋은 게임이라고 확신합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는 이보다 잘만들어진 액션 어드벤처가, 아니 게임이 잘 떠오르진 않습니다.
다시 만약에 1편을 엄청나게 사랑했다면,
특히 조엘과 엘리를 무척 아꼈었다면,
이 속편은 추억에 먹칠을 해옵니다.
오히려 게임을 안하는 게 더 나을 정도로요.
5점을 준 이유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정말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저 두 요소가 게임의 첫 인상을 황홀하게 만들어줍니다.
종종 그래픽의 퀄리티가 좋아보이지 않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라는 기기가 가지고 있던 평균을 생각하면 언제나 기대 이상입니다.
가끔은 그래픽 디테일에 입이 벌어질 때가 있구요.
그 중에서도 레벨 디자인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왠지 여기로 가보고 싶어진다는 마음과, 실제로 이동했을 때 구할 수 있는 보상의 연결이 탁월했습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레벨 디자인은 게임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꼭 전투가 아니더라도 돌아다니는 재미가 훌륭했고,
심지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하며 느꼈던 설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투의 동작 방식도 훌륭합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적어도 제게는 호감이었습니다.
예고편이나 인터뷰에서 자화자찬했던 개의 동작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의 주인과 엮여 함께 공격하거나, 개가 짖는 쪽으로 쫓아오는 장면은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경보기 시스템과 다를 건 없지만 어떻게 표현하냐의 문제니까요.
또한 플레이어를 적군으로 인식하고 난 뒤, 여러 경로로 조여오는 NPC들의 동선,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처럼 그려놓은 연출이 전투의 긴장감을 올려줍니다.
회피는 반강제적으로 해당 타이밍에 꼭 실행해야하는 방해요소로 느껴집니다.
성능이 너무 좋아서 무조건 해야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동선과 움직임을 다채롭게 해준다는 점에서 회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토리는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이정도면 참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조금 산만해진 세계관입니다.
잭슨에 머무는 사람들, WLF, 세라파이트, 래틀러 등 너무 많은 조직이 나왔어요.
최소한 래틀러는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편에서도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나왔죠.
그리고 저 마다의 목적과 이야기가 뚜렷해서 잉여로 느껴지진 않았어요.
하지만 2편에 나오는 조직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주요 세력인 세라파이트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그려주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이 게임의 장점은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하여 게임에 몰입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한거라고 생각해요.
2편 역시 그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캐릭터에 몰입시켜 가리는 거죠.
애비 파트의 허술함은 게임적인 요소로 가려버립니다.
인상적인 배경 디자인과 동선, 위압적인 보스전은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단점을 가리기 충분합니다.
야라, 레브를 만나면서 인격에 깊이가 더해지는 애비에 집중 시켜주죠.
또한 앨리 파트는 조엘의 죽음이라는 막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단순하고 아쉬움이 많은 동선이었지만 동기를 부여해서 가립니다.
복수의 여정은 그저 그랬지만 엘리 파트는 엔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레브와 애비를 보며 조엘을 떠올리고, 자신과 조엘을 떠올리며 복수의 길에서 벗어나게 되지요.
엘리의 삶의 목표는 항상 타인에 의해서 결정되어 왔습니다.
자신의 면역자인 것도, 파이어플라이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기로 한 것도,
죽음의 문턱에서 조엘에게 구해진 것도,
조엘의 죽음으로 복수를 실행하게 된 것도, 디나와 디나의 아이까지.
누가 강요를 한 건 아니지만 상황이 엘리의 목표를 항상 설정해주었고,
엘리는 항상 타인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동기화해서 살아왔죠.
파이어플라이도, 조엘도, 기타를 칠 수 있는 손가락도, 디나도 모두 잃어버렸지만
이제야 엘리는 오롯이 자신의 목표를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엘리가 조엘이 자신의 인생 목표를 파괴했다는 대사도,
마지막 장면에서 조엘이 선물해준 기타가 엘리를 쳐다보는 것같은 연출도 모두 이를 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엘과 팬의 딸이었던 엘리는 그렇게 독립해서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게 된거죠.
종종 구멍난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 앨리와 애비 모두에게 참 괜찮은 스토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조엘만 조금만 더 제대로 대접해주었다면 저는 더 바랄게 없었을 거예요.
-5점이 되어버린 이유.
하지만. 하지만.
조엘과 엘리에 대한 애정이 크면 클수록 실망이 클 수 밖에 없는 속편이었습니다.
새로운 IP도 아니었고, 1편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캐릭터를 사랑했었죠.
라스트 오브 어스가 뛰어난 게임이었지만, 우리는 모두 조엘과 엘리를 사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속편은 조엘에 대한 이별을 망쳤죠.
1편에서 조엘의 딸인 사라의 죽음은 정말 충격적이었죠.
딸을 잃은 상실이 조엘에 흠뻑 몰입하게 해주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속편에서 조엘은 사라와 같은 식으로 소모됩니다.
그 덕분에 엘리의 복수 동선에 무척 몰입하긴 했지만,
적어도 조엘은 사라 그 이상의 대우를 받아야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오가는 아이러니,
복수에 대한 카타르시스나 복수의 길을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2편 스토리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은 1편을 잘 모르는 게이머들에겐 조금은 전달될 거 같아요.
하지만 엘리를 특히 조엘을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저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 시나리오의 문제점은 사람들이 조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대로 몰랐다는 것입니다.
조엘의 죽음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엘리의 복수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 이상이었어야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하다못해 애비가 조엘에게 복수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고생하고 찾아다니던가,
애비에 대한 감정이입을 충분히 시켜준 상태에서 조엘을 퇴장시키던가,
조엘과의 이별을 충분히 준비시킨 상태에서 죽였어야 했어요.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참 아쉽습니다.
IP는 캐릭터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를 무시한거예요.
이 게임에 대한 인상을 모두 망쳐버렸어요.
마치며
만약 저였다면, 파트 2는 애비의 이야기만 진행했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사고로 아버지를 잃어 복수를 하기 위해 군에 입대합니다.
파이어플라이가 해체된 이야기, WLF가 하는 일, 세라파이트와의 대치로 이야기를 풀고.
조엘과 엘리에 묻혀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던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더 확장하기 좋은 기회니까요.
그리고 야라와 레브를 그대로 이용해 애비를 여자 조엘을 만들었을 거예요.
애비가 그 둘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건 이번 시나리오에서도 참 좋았구요.
이렇게 진행하다가 게임 마지막에 애비가 레브에게 자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때 조엘이 나오는 거죠.
병원에서 조엘이 죽였던 의사의 딸이 애비였구나! 엄청나게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스타워즈 로그원에서 엔딩에만 잠깐 나왔던 다스베이더의 느낌이었을 거예요.
파트 3는 애비가 조엘을 찾아가겠구나! 엘리와 조엘은 애비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만약 그랬다면 파트 3가 나오기 까지 7년이 걸려도 또 기다렸을 거 같아요
물론 파트3가 나온다면 또 달려들어 게임은 하겠지만,
파트1을 플레이하고 파트2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큼 설레진 않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IP가 너무나 안타까운 길을 가는 걸 보는 건 참 아쉬운 일이네요.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리드 스타즈 살까말까 리뷰 - 재미있어요(3점/5점) (0) | 2020.08.16 |
---|---|
페이퍼 마리오 종이접기 킹 살까말까 리뷰 - 추천드려요(4점/5점) (0) | 2020.08.08 |
스위치 What the Golf 살까말까 리뷰 - 추천드려요 (4점/5점) (0) | 2020.06.09 |
Nitendo Switch Good Job! Review - Gave Up (1/5) (0) | 2020.05.25 |
스위치 Good Job 살까말까 리뷰 - 포기했어요(1점/5점) (0) | 2020.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