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 이야기

갓 오브 워(2018) 리뷰 - 모든 순간, 모든 장면이 마음에 든다

by GomdolKim 2019. 2. 1.
반응형

God Of War, Santa Monica Studio, PlayStation4, 2018

> 주의! 갓 오브 워의 미약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너무나 좋았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돌이켜 보려합니다.

야생의 숨결에 미친듯이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어디든 갈 수 있고 생각한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모험하고 싶은 공간이 있고 어디든 모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맞물려 정말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높은 산에서 처음으로 용을 만나거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코로그를 발견했을 때의 즐거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지요.


이렇듯 야생의 숨결이 하이잘이란 세계에 직접 플레이어를 놓아두는 느낌을 준다면, 갓 오브 워는 오롯이 캐릭터와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몰입을 시킵니다.


모든 정성과 기술이 오직 주인공인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에게만 집중 할 수 있도록 해주지요.

뛰어난 그래픽의 배경과 캐릭터. 멋진 연기를 펼치는 성우들. 

단 한 번도 끊어지지 않는 롱테이크 카메라와 훌륭한 로딩처리. 

플레이어가 게임 밖으로 빠져나지 않도록 얼마나 고민했는지 느껴집니다.


덕분에 이 게임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갓 오브 워 프랜차이즈가 보장하는 액션 게임의 손 맛이나, 익숙하지만 독창적으로 해석한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죠.

원작팬을 위한 팬 서비스 장면까지도요.

하지만 저에게 최고는 아버지로서의 크레토스를 그리는 스토리였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란 관계는 참 미묘하지요. 

저는 지금도 아버지와 조금 어색한 편이에요.

아버지와 가까운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한 탓입니다.

사랑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서로 사랑을 공유하거나 표현한 기억이 많이 없습니다.

지금에야 나이가 들고, 바쁘고 힘들게 돌아가는 하루를 보내면서 아버지가 느꼈을 감정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걸 알고 있어요.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 사이의 관계가 변하고 발전하는 사이에서 우리 아버지를 느끼고, 내 모습을 찾게 되니 게임을 하는 내내 가슴이 울렸습니다.

게임 초반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절대 일반적이진 않죠.

아들은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그보다 훨씬 두려움을 느낍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보다 훨씬 낯설어하고 거리를 두지요.

서로에 대한 존경과 사랑도 종종 느낄 수 있지만, 그 위를 더 두껍게 서먹함과 어색함이 덮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반에는 아들이 반항심을 갖고, 아버지는 더 강압적으로 굴지요.

엄청난 사건들과 위기들을 겪고, 이야기가 거의 끝날 때 쯤에야 관계가 회복되어 아들은 조금 더 친근하게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고, 아버지도 딱 한 번이지만 'Boy'에서 'Son'이라고 애정을 표현하지요.


여전히 서먹하지만 그래도 한 발 나아간 아버지와 아들. 이 관계가 발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엔딩 이후엔 원래의 어색한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게임 진행을 위해 기본 관계로 돌아간 것인지, 감독이 의도한 것인지 몰라도 참 공감했어요.

아버지와의 어색함이 그렇게 쉽게 해소되진 않겠지요.

하지만 조금씩 추억과 따뜻한 애정을 공유하다보면 조금씩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그래도 역시 아버지와 아들이니까요.


반응형